여성 노벨화학상 수상자 에이다 요나트 : 리보솜의 분자공장을 해독하다.

세포 안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공장”이 있습니다. 바로 리보솜입니다. DNA에 저장된 유전 정보를 단백질이라는 실제 물질로 번역해 내는, 생명 현상의 핵심 장치입니다. 2009년, 이 리보솜의 원자 수준 구조를 해독한 공로로 노벨 화학상이 수여되었다. 주인공은 이스라엘의 결정학자 에이다 요나트. 오늘은 그녀의 성장 배경과 연구 여정 등을 살펴보기로 하자.

여성 노벨화학상 수상자 에이다 요나트, 리보솜에 도전하다

예루살렘 빈민가에서 노벨상까지

여성 노벨화학상 수상자 에이다 요나트는 1939년 예루살렘에서 태어나,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아버지는 폴란드에서 이주해 온 랍비였고, 작은 식료품점을 운영했지만 늘 생계를 걱정해야 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그는

  • 책을 끊임없이 읽고
  • 집안 가구를 쌓아 높이를 재다가 팔이 부러질 정도로 호기심이 많았던 아이

로 회상됩니다.

아버지의 사망 이후 가족은 텔아비브로 이사했고, 요나트는 수학 과외와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충당하면서도 학업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 히브리 대학교에서 화학·생화학을 공부하고
  • 바이스만 연구소(Weizmann Institute)에서 X선 결정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 MIT, 카네기멜론 등에서 박사 후 연구를 거쳐

이스라엘 최초의 단백질 결정학 연구실을 설립합니다.

“리보솜 구조를 푼다고? 말도 안 된다”

1970년대 후반, 요나트는 대부분의 연구자가 엄두를 내지 않던 주제에 도전합니다.

  • 수십만 개의 원자
  • 복잡한 RNA와 단백질의 결합체
  • 매우 불안정하고 쉽게 부서지는 거대 분자

바로 “리보솜”의 구조를 X선 결정학으로 밝히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당시 다수의 과학자들은

  • “리보솜을 결정화하는 건 불가능하다”
  • “시간 낭비”

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여성 노벨화학상 수상자 요나트는 극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세균의 리보솜, 특히 극저온·고염 환경에 적응한 미생물에서 힌트를 얻어 안정된 결정(crystal)을 만드는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리보솜은 무엇인가: 세포 속 분자 공장

DNA 코드를 단백질로 바꾸는 생산 라인

노벨위원회의 설명에 따르면 리보솜은

  • 메신저 RNA(mRNA)에 적힌 유전 정보를 읽어
  • 아미노산을 차례대로 연결해 단백질을 합성하는

“세포의 단백질 생산 공장”입니다.

간단히 표현하면,

  1. DNA → mRNA : 설계도 복사
  2. mRNA → 리보솜 : 설계도 전달
  3. tRNA가 아미노산을 운반
  4. 리보솜이 아미노산들을 한 개씩 이어 붙여 단백질 사슬을 만들고,
  5. 이 사슬이 접히고 가공되어 효소·호르몬·수용체 등으로 기능

하게 됩니다.

왜 리보솜 구조 해독이 중요한가

리보솜은

  • 세균과 인간 모두에게 필수적인 장치지만
  • 세균 리보솜과 사람 리보솜은 구조적으로 꽤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면

  • 세균 리보솜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항생제를 설계할 수 있고
  • 사람 세포에는 최소한의 부작용만 주는 약물을 고안할 수 있습니다.

즉, 리보솜 구조를 “원자 하나까지” 보는 것은

  • 생명 현상 이해
  • 항생제·신약 개발
  • 항생제 내성 메커니즘 해석

에서 결정적인 열쇠 역할을 합니다.


여성 노벨화학상 수상자 에이다 요나트의 결정학 혁신: 극저온 생물결정학의 탄생

“크리스탈을 얼려 버리자” – 극저온 기법의 도입

리보솜은 크고 유연해 쉽게 무너집니다.
요나트가 처음 리보솜 결정화를 시도했을 때,

  • 결정은 금방 부서지고
  • 방사선 손상 때문에 X선을 쏘는 동안 구조가 망가지는 문제가 반복되었습니다.

이에 요나트는 1980년대 후반

  • 리보솜 결정을 극저온 상태에서 냉동해
  • 방사선 손상을 줄이고
  • 더 오래, 더 강한 빔을 쏘면서도 구조를 보존하는

“극저온 생물결정학(cryo bio-crystallography)”을 개발합니다.

이 기술은 이후

  • 리보솜뿐 아니라 수많은 단백질 결정 구조 분석에 활용되며
  • 구조생물학 전체의 생산성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린 혁신으로 평가됩니다.

박테리아 리보솜 결정 구조, 드디어 공개되다

2000년 전후, 요나트와 다른 연구 그룹들은

  • 고세균·세균 리보솜의 큰 소단위(50S)와 작은 소단위(30S)를
  • 잇따라 원자 수준으로 해석해 PDB에 등록합니다.

이 구조들은

  • 리보솜의 활성 중심(펩티딜전이효소, peptidyl transferase center)이
    단백질이 아닌 rRNA로 이루어져 있는 “리보자임(ribozyme)”임을 보여 주었고
  • tRNA가 들어오고 나가며
  • mRNA가 어떻게 3염기씩 전진하는지에 대한 입체적 그림

을 제공했습니다.

2009년 노벨 화학상은 바로 이 “리보솜 구조와 기능에 대한 결정학적 연구”에 수여되었습니다. 수상자는

  • 베냣크라마크리쉬난(V. Ramakrishnan)
  • 토머스 스타이츠(T. Steitz)
  • 그리고 에이다 요나트

세 명이었습니다.


항생제의 표적을 시각화하다: 리보솜과 약물의 만남

리보솜은 항생제의 주요 타깃

노벨재단과 여러 리뷰 논문에 따르면, 현재 사용되는 항생제의 상당수가

  • 세균 리보솜에 결합해 단백질 합성을 막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예를 들어

  • 마크로라이드(macrolide) 계열
  • 테트라사이클린(tetracycline)
  • 아미노글리코사이드(aminoglycoside)

등은 리보솜의 서로 다른 부위에 결합해

  • tRNA 결합 방해
  • 펩타이드 결합 형성 억제
  • 폴리펩타이드가 빠져나오는 통로 차단

등의 방식으로 세균을 죽입니다.

요나트 연구팀이 밝힌 항생제 결합 위치

요나트의 연구팀은

  • 여러 종류의 항생제가 결합한 상태의 리보솜 결정 구조를 해석하여
  • 각 항생제가 리보솜의 어디에, 어떤 각도로 붙는지
  • 그 결과 어떤 단계의 단백질 합성이 차단되는지

를 구체적으로 밝혀냈습니다.

이 정보는

  • 기존 항생제를 더 효과적으로 변형하는 데
  • 내성(antibiotic resistance)을 일으키는 리보솜 돌연변이를 이해하는 데
  • 새로운 결합 부위를 타깃으로 하는 차세대 항생제 설계

에 중요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요나트는 여러 인터뷰에서

  • “항생제 내성은 인류 보건의 가장 큰 위협 중 하나이며,
    리보솜 구조 연구를 통해 전혀 새로운 종류의 항생제 결합 부위를 찾고 있다”

고 강조합니다.


분자공장의 동작 원리: 리보솜 구조가 알려준 것들

리보솜은 거대한 리보자임

요나트와 동료들의 연구는

  • 리보솜의 촉매 중심(펩티딜전이효소)이
  • 단백질이 아니라 리보솜 RNA(rRNA)로 이루어져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이는

  • 단백질 합성을 담당하는 핵심 반응이
  • 사실상 RNA에 의해 촉매된다는 의미로,

“리보솜은 거대한 리보자임”이라는 개념을 강화했습니다.

이 통찰은

  • “RNA 월드” 가설(초기 생명체가 RNA 중심이었을 것이라는 가설)
  • 생명의 기원과 진화 모델

을 논의할 때도 자주 인용됩니다.

리보솜의 대칭성과 동역학

요나트가 발표한 연구들에 따르면,

  • 리보솜의 활성 중심 주변에는
    전 종(種)에 걸쳐 보존된 반대칭적/대칭적 구조 영역이 존재하며
  • 이 영역이 tRNA의 A자리→P자리 이동, 폴리펩타이드 형성, mRNA 이동을
    정교하게 조절합니다.

또한 리보솜은 단단한 고정 구조물이 아니라

  • 반응이 진행되며 미세하게 형태가 변하는
  • “유연한 분자 기계”라는 사실이
    동역학 연구와 함께 드러났습니다.

이러한 구조·동역학 정보는

  • 단백질 합성 속도 조절
  • 번역 정확성
  • 특정 조건에서의 리보솜 일시 정지(pausing)

같은 현상을 이해하는 데 핵심 기반이 됩니다.


여성 노벨화학상 수상자로서의 에이다 요나트

“말이 안 된다”는 말을 수없이 듣고도 버틴 집념

요나트는 여러 인터뷰에서

  • 리보솜 결정화 연구 초기,
    동료들로부터 “미친 짓”, “불가능한 프로젝트”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고 회상합니다.

그러나 그는

  • 주변의 회의적인 시선보다
  • 리보솜이라는 분자 공장에 대한 호기심을 믿고

실험을 지속했습니다.

여성 노벨화학상 수상자라는 관점에서 보면,
그의 커리어는

  • 과학적 난제
  • 연구비 부족
  • 성별과 국적에 대한 편견

을 동시에 돌파해 낸 상징적인 사례입니다.

이스라엘 구조생물학의 토대를 만들다

요나트는 바이스만 연구소에서

  • 이스라엘 최초의 생물학적 결정학 연구실을 만들었고,
  • 수십 년에 걸쳐 수많은 학생과 연구자를 길러 냈습니다.

그 결과, 오늘날 이스라엘은

  • 리보솜·구조생물학·의약화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 허브

로 자리 잡았습니다.

여성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요나트의 존재는 “한 명의 선구자”가 한 나라의 연구 생태계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 줍니다.

    여성 노벨화학상 수상자들의 연구가 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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