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노벨화학상 수상자들의 STEM 멘토십과 사회 공헌

1901년 노벨상이 제정된 이후 노벨 화학상을 받은 여성은 1911년 마리 퀴리였고, 그 뒤를 이어 딸 이렌 졸리오퀴리(1935년)와 영국의 도로시 호지킨(1964년)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오늘은 역시 여성 노벨화학상 수상자들 가운데 대표적인 인물들의 STEM 멘토십 활동과 사회 공헌 이야기를 살펴보겠습니다.

마리 퀴리: 여성 과학자의 길을 연 선구자

마리 퀴리는 여성 노벨화학상 수상자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입니다. 1911년 노벨 화학상을 받으며 최초의 여성 수상자가 된 마리 퀴리는 당시 여성에게 닫혀 있던 과학계의 문을 과감히 열어젖혔습니다. 프랑스 파리 소르본 대학 최초의 여성 교수로 임명된 그는 학생들을 가르치며 학계에서 여성 교육자의 역할을 개척했습니다. 마리 퀴리의 지도 아래 많은 젊은 과학자들이 성장했고, 특히 딸 이렌 졸리오퀴리는 어머니의 발자취를 따라 과학자가 되어 훗날 노벨 화학상(1935년)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마리 퀴리는 연구자로서 두 번의 노벨상을 받을 만큼 뛰어난 업적을 남겼지만, 사회를 위한 헌신 역시 눈부셨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마리 퀴리는 직접 이동식 X선 촬영 차량(일명 ‘작은 퀴리’)을 만들어 전쟁터의 부상병 진료를 도왔습니다. 최전선에서 방사선 기술로 군의관들이 부상병의 체내에 박힌 파편을 찾아내도록 지원한 것입니다. 또한 마리 퀴리는 자신의 연구 성과를 특허내지 않고 공개하여 인류 전체가 방사능 연구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했습니다. 이러한 행동들은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았고, 후대 과학자들에게 큰 귀감이 되었습니다.

프랜시스 아놀드: 창의성을 중시하는 멘토

프랜시스 아놀드는 2018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화학공학자로, 역대 다섯 번째 여성 노벨화학상 수상자입니다. 효소의 ‘유도진화’라는 혁신적인 방법을 개발하여 생물화학공학 분야에 큰 발전을 이끌었고, 이 공로로 노벨상을 수상했습니다. 하지만 연구 성과만큼이나 주목받는 것은 아놀드의 멘토십 스타일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Caltech) 교수로 수십 년간 학생들을 지도해 온 아놀드는 제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최대한 존중하며 연구를 이끕니다. 실제로 노벨상 수상 후 아놀드는 “이 상은 내 현재와 과거의 학생들 모두의 것이다”라고 말하며 제자들과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아놀드는 연구실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자유롭게 상상하라”는 메시지로 학생들을 북돋웁니다. 젊은 과학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도전할 수 있게 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여, 새로운 시도를 장려하고 실패조차도 배움의 기회로 삼도록 지도합니다. 이러한 멘토십 덕분에 그녀의 연구실에서는 많은 유능한 과학자들이 배출되었고, 다양한 독창적 연구가 꽃피웠습니다. 한편 아놀드의 연구는 친환경 바이오연료 개발과 의약품 생산 등 실용 분야에도 응용되어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과학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고자 하는 그녀의 신념은 다음 세대 과학자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제니퍼 다우드나: 혁신과 교육에 헌신하는 과학자

제니퍼 다우드나는 2020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생화학자로, 유전자 편집 기술인 ‘CRISPR 유전자 가위’ 개발의 공로를 인정받았습니다. 에마뉘엘 샤르팡티에와 함께 노벨상을 수상한 다우드나는 역대 일곱 번째 여성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현대 생명과학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자 중 한 명입니다. 그러나 다우드나가 과학계에 남긴 영향은 획기적인 연구 성과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녀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적극적인 멘토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학창 시절 자신이 훌륭한 멘토들의 도움으로 과학자의 길에 들어설 수 있었던 것에 보답하고자 “멘토십은 되갚는 것이다”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노벨상 수상 이후에도 학부 연구생들의 실험 지도를 지속하며, 다양한 배경의 젊은이들에게 과학자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우드나는 과학자로서 사회적 책임도 중요하게 여깁니다. 크리스퍼 기술이 가져올 윤리적 문제를 선제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국제회의를 주도하는 등 이 기술의 책임 있는 활용 방안을 위해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또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때는 자신의 연구소와 주변 연구진을 이끌어 신속하게 유전자 검사용 진단 시설을 마련하여 지역 사회의 방역에 기여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행보는 과학자의 사회적 역할을 몸소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습니다. 제니퍼 다우드나는 세계적인 혁신가이면서 동시에 미래 과학자들을 키우고 사회에 공헌하는 멘토로서, 과학계 안팎에 큰 귀감을 주고 있습니다.

캐럴린 버토지: 과학과 사회를 잇는 멘토

캐럴린 버토지는 2022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이자 여덟 번째 여성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생체에서 작동하는 특별한 화학 반응 기법인 ‘생물직교 화학’의 개척자입니다. 탁월한 연구 성과뿐만 아니라 열정적인 멘토십과 사회 공헌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스탠퍼드 대학 교수로서 버토지는 25년 넘게 수많은 학생과 연구원들을 지도해왔습니다. 그녀의 연구실을 거쳐 간 학부생, 대학원생, 박사후 연구원만 해도 250명이 넘습니다. 이러한 공로로 2022년 미국과학진흥협회(AAAS)로부터 ‘평생 멘토상’을 받을 정도로 STEM 인재 양성에 기여해왔습니다.

버토지의 멘토십 철학은 ‘다양성과 포용’으로 요약됩니다. 버토지는 연구실 구성원의 배경이 다양할수록 창의적인 연구가 나온다고 믿고 실제로 자신의 연구실에 다양한 성별, 인종, 문화적 배경의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여성이나 소수자들이 과학계에서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따뜻하고 개방적인 연구 환경을 조성하여 누구나 잠재력을 펼칠 수 있게 돕고 있습니다. 버토지는 또한 학제 간 융합 연구와 실용화에도 힘써왔습니다. 화학과 의생명 분야를 연결하는 연구 및 교육 프로그램을 주도해 차세대 과학자들이 융합적 시각을 갖추도록 했으며, 7개의 바이오 기술 스타트업을 직접 창업해 자신의 연구 성과가 신약 개발 등 실용적 혁신으로 이어지게 다리를 놓았습니다. 이처럼 버토지는 실험실에서 나온 발견을 사회적 가치로 발전시키는 한편, 후배들에게 지식과 열정을 아낌없이 나누는 멘토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여성 노벨화학상 수상자들은 과학계의 유리천장을 깨뜨린 선구자들로서, 탁월한 연구 업적과 더불어 멘토십과 사회 공헌으로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마리 퀴리부터 현대의 제니퍼 다우드나, 캐럴린 버토지에 이르기까지 이들 여성 과학자들은 다음 세대를 위해 지식과 경험을 나누고 STEM 분야의 다양성과 포용을 높이는 데 앞장서 왔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더 많은 젊은 인재들이 과학에 도전하고, 과학 기술이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선순환을 만들어가는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기존 패러다임을 뒤집은 여성 노벨화학상 수상자들의 생각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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